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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기록, 몰입

3.높이 올라 멀리 보는 것들

jeju03 | 2026년 02월 08일

높이 올라 멀리 보는 것들


오름이 가르쳐준 관점




프롤로그


높이 올라야 보인다.
걸어온 길이.
앞으로 갈 길이.


처음엔 억지였다.
하기 싫었다.
하지만 올라갔다.


어느새 나의 것이 되었다.
높이 올라야 보이는 것들이.




1장. 억지로 시작된 아침


토요일 아침


"오늘 오름 가자."


아빠가 말했다. 중학교 2학년, 어느 토요일 아침이었다.


가기 싫었다. 주말이었다. 자고 싶었다. 친구들과 게임하고 싶었다.


"운동해야지. 일어나."


억지로 일어났다. 신발을 신었다. 현관문을 나섰다.


"왜 하필 오름인가."


첫 번째 오름


오름이 보였다. 멀리서 봐도 높았다. 올라가기 싫었다.


"빨리 와."


아빠가 앞서 걸었다. 따라갔다. 숨이 찼다.


후—


10분. 20분. 30분.


다리가 무거웠다. 땀이 났다. 멈추고 싶었다.


"조금만 더."


아빠가 말했다. 올라갔다.


중간 지점


뒤를 돌아봤다. 집이 작아져 있었다. 학교도 보였다. 걸어온 길이 보였다.
Impressionist_oil_painting_of_winding_dirt_path_on-1770513962780


"여기서 보니 다르지?"


아빠가 물었다. 고개를 끄덕였다.


올려다봤다. 정상이 보였다. 아직 멀었다.


"계속 가자."


후—


숨을 크게 쉬었다. 다시 걸었다.


정상 도착


정상에 올랐다. 바람이 불었다. 숨을 크게 쉬었다.


360도. 제주가 보였다.


바다가 보였다. 마을이 보였다. 돌담이 보였다.


"어때?"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좋았다.


내려다봤다. 올라온 길이 보였다. 생각보다 멀리 왔다.



"어느새 올라와 있었다."



2장. 동생과 오르는 길


둘이서 시작


몇 주 후, 동생이 함께 오기 시작했다. 아빠는 안 왔다. 우리 둘만 올랐다.


"야, 빨리 와."


동생이 앞서 갔다. 따라갔다.


예전처럼 힘들지 않았다. 숨도 덜 찼다. 다리도 가벼웠다.


후—


"조금만 더."


혼잣말이 나왔다. 아빠의 말이었다. 어느새 내 말이 되어 있었다.


정상에서의 침묵


정상에 앉았다. 동생도 앉았다.


"야."
"응."
"너 요즘 어때?"


동생이 물었다. 생각했다.


"그냥... 그래."
"나도."


침묵. 바람 소리. 숨소리.


후—


"그래도 여기 오니까 좀 낫지."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줄어들다


그 후로도 올랐다. 매주는 아니었다. 답답할 때마다 왔다.


모의고사 망쳤을 때. 친구랑 싸웠을 때. 그냥 우울할 때.


"야, 오름 갈래?"
"ㅇㅇ."


올랐다.


시간을 재기 시작했다.


처음: 50분 걸렸다.
한 달 후: 45분.
두 달 후: 40분.
반 년 후: 35분.


빨라졌다. 체력이 늘었다.


후—


숨소리도 달라졌다. 덜 거칠어졌다.


작은 성취


"와, 35분."
"빨라졌네."


뿌듯했다.


모의고사 점수는 오르락내리락했다. 하지만 오름 등반 시간은 계속 줄었다.


"적어도 이건 느는구나."


동생이 웃었다.
"ㅇㅈ."


작지만 확실한 성취였다.



"억지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나의 것이 되었다."





3장. 높이 올라야 보인다


30대, 혼자 오르다


렌터카를 몰고 왔다. 혼자였다. 동생은 서울에 있었다.


주차했다. 신발 끈을 묶었다. 올라가기 시작했다.


후—


숨소리가 들렸다. 예전과 달랐다. 더 깊었다. 더 고였다.


25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예전보다 더 빨랐다.


하지만 느낌은 달랐다. 예전처럼 급하지 않았다. 천천히 주변을 봤다.


전체가 보이다


정상에서 제주를 내려다봤다.


신촌바다가 보였다. 우울할 때마다 갔던 바다.


돌담이 보였다. 8살 때 혼자 걷던 길.


할머니 댁 방향도 보였다. 더 이상 살지 않지만.


모두 연결되어 있었다.


후—


깊게 숨을 쉬었다.


중학생 때의 나


이 길을 처음 왔던 날이 떠올랐다. 억지로 일어났던 토요일. 가기 싫었던 아빠와의 등반.


"그때 나에게 말해주고 싶어."


혼잣말이 나왔다.


"괜찮아. 억지로 시작해도."
"어느새 네 것이 될 거야."
"높이 올라봐. 그래야 보여."


동생에게 문자


핸드폰을 꺼냈다. 동생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름 왔어. 혼자."


곧 답장이 왔다.


"ㅋㅋ 나도 가고 싶네."
"담에 같이 가자."


"ㅇㅇ."


웃음이 났다.


걸어온 길


다시 한 번 내려다봤다.


돌담에서 배웠다. 틈이 있어도 괜찮다는 것.


바다에서 배웠다. 밀려와도 돌아간다는 것.


오름에서 배웠다. 높이 올라야 전체가 보인다는 것.


후—


마지막 숨을 크게 쉬었다.




에필로그


높이 올라야 보인다.
걸어온 길이.
앞으로 갈 길이.
전체가.


억지로 시작해도 괜찮다.
어느새 나의 것이 된다.
반복하면 루틴이 된다.




중학교 2학년, 가기 싫었다.
고등학교 때, 답답할 때마다 올랐다.
수험생 시절, 스트레스받을 때마다 올랐다.


50번 넘게 올랐다. 시간은 계속 줄었다. 체력은 계속 늘었다.


작지만 확실한 성취였다.




30대가 되어 다시 올랐다.
혼자였지만, 혼자가 아니었다.
동생도, 아빠도, 그때의 내가 함께 있었다.


정상에서 내려다봤다.
돌담이 보였다. 바다가 보였다.
모두 연결되어 있었다.


후—



억지로 시작했다. 싫었다. 하지만 올라갔다.
50번 넘게 올랐다. 어느새 쉬워졌다. 루틴이 되었다.
높이 올라야 보인다. 걸어온 길이. 앞으로 갈 길이.



이제 나는 안다.
높이 올라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걸.


세상을 다르게 보려면,
조금 더 높이 올라가면 된다는 걸.


억지로 시작해도,
어느새 나의 것이 된다는 걸.


조금만 더.


그 한 걸음이 전체를 바꾼다.# 높이 올라 멀리 보는 것들


오름이 가르쳐준 관점




프롤로그


높이 올라야 보인다.
걸어온 길이.
앞으로 갈 길이.


처음엔 억지였다.
하기 싫었다.
하지만 올라갔다.


어느새 나의 것이 되었다.
높이 올라야 보이는 것들이.




1장. 억지로 시작된 아침


토요일 아침


"오늘 오름 가자."


아빠가 말했다. 중학교 2학년, 어느 토요일 아침이었다.


가기 싫었다. 주말이었다. 자고 싶었다. 친구들과 게임하고 싶었다.


"운동해야지. 일어나."


억지로 일어났다. 신발을 신었다. 현관문을 나섰다.


"왜 하필 오름인가."


첫 번째 오름


오름이 보였다. 멀리서 봐도 높았다. 올라가기 싫었다.


"빨리 와."


아빠가 앞서 걸었다. 따라갔다. 숨이 찼다.


후—


10분. 20분. 30분.


다리가 무거웠다. 땀이 났다. 멈추고 싶었다.


"조금만 더."


아빠가 말했다. 올라갔다.


중간 지점


뒤를 돌아봤다. 집이 작아져 있었다. 학교도 보였다. 걸어온 길이 보였다.


"여기서 보니 다르지?"


아빠가 물었다. 고개를 끄덕였다.


올려다봤다. 정상이 보였다. 아직 멀었다.


"계속 가자."


후—


숨을 크게 쉬었다. 다시 걸었다.


정상 도착


정상에 올랐다. 바람이 불었다. 숨을 크게 쉬었다.


360도. 제주가 보였다.


바다가 보였다. 마을이 보였다. 돌담이 보였다.


"어때?"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좋았다.


내려다봤다. 올라온 길이 보였다. 생각보다 멀리 왔다.



"어느새 올라와 있었다."



2장. 동생과 오르는 길


둘이서 시작


몇 주 후, 동생이 함께 오기 시작했다. 아빠는 안 왔다. 우리 둘만 올랐다.


"야, 빨리 와."


동생이 앞서 갔다. 따라갔다.


예전처럼 힘들지 않았다. 숨도 덜 찼다. 다리도 가벼웠다.


후—


"조금만 더."


혼잣말이 나왔다. 아빠의 말이었다. 어느새 내 말이 되어 있었다.


정상에서의 침묵


정상에 앉았다. 동생도 앉았다.


"야."
"응."
"너 요즘 어때?"


동생이 물었다. 생각했다.


"그냥... 그래."
"나도."


침묵. 바람 소리. 숨소리.


후—


"그래도 여기 오니까 좀 낫지."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줄어들다


그 후로도 올랐다. 매주는 아니었다. 답답할 때마다 왔다.


모의고사 망쳤을 때. 친구랑 싸웠을 때. 그냥 우울할 때.


"야, 오름 갈래?"
"ㅇㅇ."


올랐다.


시간을 재기 시작했다.


처음: 50분 걸렸다.
한 달 후: 45분.
두 달 후: 40분.
반 년 후: 35분.


빨라졌다. 체력이 늘었다.


후—


숨소리도 달라졌다. 덜 거칠어졌다.


작은 성취


"와, 35분."
"빨라졌네."


뿌듯했다.


모의고사 점수는 오르락내리락했다. 하지만 오름 등반 시간은 계속 줄었다.


"적어도 이건 느는구나."


동생이 웃었다.
"ㅇㅈ."


작지만 확실한 성취였다.



"억지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나의 것이 되었다."





3장. 높이 올라야 보인다


30대, 혼자 오르다


렌터카를 몰고 왔다. 혼자였다. 동생은 서울에 있었다.


주차했다. 신발 끈을 묶었다. 올라가기 시작했다.


후—


숨소리가 들렸다. 예전과 달랐다. 더 깊었다. 더 고였다.


25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예전보다 더 빨랐다.


하지만 느낌은 달랐다. 예전처럼 급하지 않았다. 천천히 주변을 봤다.


전체가 보이다


정상에서 제주를 내려다봤다.


신촌바다가 보였다. 우울할 때마다 갔던 바다.


돌담이 보였다. 8살 때 혼자 걷던 길.


할머니 댁 방향도 보였다. 더 이상 살지 않지만.


모두 연결되어 있었다.


후—


깊게 숨을 쉬었다.


중학생 때의 나


이 길을 처음 왔던 날이 떠올랐다. 억지로 일어났던 토요일. 가기 싫었던 아빠와의 등반.


"그때 나에게 말해주고 싶어."


혼잣말이 나왔다.


"괜찮아. 억지로 시작해도."
"어느새 네 것이 될 거야."
"높이 올라봐. 그래야 보여."


동생에게 문자


핸드폰을 꺼냈다. 동생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름 왔어. 혼자."


곧 답장이 왔다.


"ㅋㅋ 나도 가고 싶네."
"담에 같이 가자."


"ㅇㅇ."


웃음이 났다.


걸어온 길


다시 한 번 내려다봤다.


돌담에서 배웠다. 틈이 있어도 괜찮다는 것.


바다에서 배웠다. 밀려와도 돌아간다는 것.


오름에서 배웠다. 높이 올라야 전체가 보인다는 것.


후—


마지막 숨을 크게 쉬었다.




에필로그


높이 올라야 보인다.
걸어온 길이.
앞으로 갈 길이.
전체가.


억지로 시작해도 괜찮다.
어느새 나의 것이 된다.
반복하면 루틴이 된다.




중학교 2학년, 가기 싫었다.
고등학교 때, 답답할 때마다 올랐다.
수험생 시절, 스트레스받을 때마다 올랐다.


50번 넘게 올랐다. 시간은 계속 줄었다. 체력은 계속 늘었다.


작지만 확실한 성취였다.




30대가 되어 다시 올랐다.
혼자였지만, 혼자가 아니었다.
동생도, 아빠도, 그때의 내가 함께 있었다.


정상에서 내려다봤다.
돌담이 보였다. 바다가 보였다.
모두 연결되어 있었다.


후—



억지로 시작했다. 싫었다. 하지만 올라갔다.
50번 넘게 올랐다. 어느새 쉬워졌다. 루틴이 되었다.
높이 올라야 보인다. 걸어온 길이. 앞으로 갈 길이.



이제 나는 안다.
높이 올라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걸.


세상을 다르게 보려면,
조금 더 높이 올라가면 된다는 걸.


억지로 시작해도,
어느새 나의 것이 된다는 걸.


조금만 더.


그 한 걸음이 전체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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