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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기록, 몰입

후기. 변하지 않는 것들, 변한 나

jeju03 | 2026년 02월 08일

30대가 되어 제주를 떠올린다.


1997년 11월, 8살 소년으로 도착했던 제주공항.
2024년 지금, 30대 어른이 되어 다시 찾는 제주.


27년이 흘렀다.




변하지 않는 것들


돌담은 여전히 거기 있다.


바람이 불어도 무너지지 않는다. 틈 사이로 바람이 지나간다. 완벽하지 않지만 천 년을 버티고 있다.


바다는 여전히 밀려온다.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고 돌아간다. 밀물과 썰물이 반복된다. 약속을 지킨다.


오름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다.


정상에서 제주 전체가 보인다. 걸어온 길과 앞으로 갈 길이 보인다.


변하지 않는 것들.
그것들이 나를 키웠다.




변한 나


8살 소년은 30대 어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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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기만 하던 아이가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상처받기만 했던 아이가 상처를 선물로 바꿀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혼자서만 견디던 아이가 함께 견딜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세 가지 지혜


제주 자연이 가르쳐준 세 가지 지혜가 있다.


1. 돌담의 지혜: 틈이 있어서 견디는 것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구멍이 있어도 무너지지 않는다.
오히려 틈이 있어서 더 오래 버틴다.


슬픔을 막으려 하지 마라.
틈으로 흘려보내라.
그래야 살아남는다.


2. 바다의 지혜: 밀려와도 돌아가는 것들


감정은 파도 같다.
밀려와도 반드시 돌아간다.
영원한 밀물은 없다.


우울할 때 기억하라.
이것도 지나간다.
바다가 약속한다.


3. 오름의 지혜: 높이 올라야 보이는 것들


억지로 시작해도 괜찮다.
어느새 나의 것이 된다.
반복하면 루틴이 된다.


높이 올라야 보인다.
걸어온 길의 의미가.
앞으로 갈 길의 방향이.




독자에게


이 책을 읽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당신의 돌담은 무엇인가?
당신의 바다는 어디인가?
당신의 오름은 어떤 곳인가?


당신을 지켜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는가?
당신 안에서 변해가는 것이 있는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밀려와도 돌아간다.높이 올라야 보인다.


이것이 내가 제주에서 배운 생존의 언어다.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


변하지 않는 것들 앞에서,
변해가는 우리 모두에게.
다음 이야기


이 책은 끝이 아니다. 시작이다.


제주는 여전히 거기 있다.
배울 것이 더 많이 있다.
나눌 것이 더 많이 있다.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함께 걸어갈 사람은 누구일까?


조금만 더.


그 한 걸음이 다음 이야기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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