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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기록, 몰입
낯선 말이 나를 안아 주었다.
출판됨

낯선 말이 나를 안아 주었다.

제주어와 타이포의 만남

저자: 김구하

카테고리: 에세이

버전: 1.0

낯선 땅에서 처음 듣는 말은 언제나 조심스럽다. 제주에 머물며 마주한 제주어 역시 그랬다. 뜻을 알 수 없는 소리였지만, 그 안에는 사람의 온기와 삶의 리듬이 담겨 있었다. 이 작업은 타지인으로서 제주어를 하나씩 배워가는 과정에서 시작되었다. 어르신들의 말투, 일상 속에서 흘러나오는 방언,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 단어들을 기록하며,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와 감정을 천천히 들여다보았다. 제주어는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 제주의 자연과 사람, 그리고 시간이 켜켜이 쌓인 문화의 흔적이다. 나는 그 말들을 나만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고, 타이포그래픽이라는 시각 언어로 풀어냈다. 글자의 형태에는 돌담의 질감과 바다의 리듬, 오름의 곡선을 담고자 했다. 이 제주어 타이포그래피는 정확한 발음이나 문법보다, 말이 품고 있는 감정과 기억에 집중한다. 타지인으로서 제주를 경험하며 느낀 그리움과 따뜻함, 그리고 언어가 건네준 위로를 글자의 형태로 기록한 개인적인 에세이 이자 시각적 아카이브이다. 낯선 말이 나를 안아주던 순간처럼,이 글자들이 누군가에게 조용히 닿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