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은
특별한 장소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오름을 오르다 멈춰 선 순간,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 하나가
마음을 붙잡는다.
그때 필요한 것은
감탄이 아니라 바라봄이다.
의도적으로 시선을 두고,
느낌을 받아들이고,
판단을 미루는 일.
관광객의 시선은 종종 바쁘다.
사진을 찍고,
확인하고,
지나간다.
하지만 바라봄은
그보다 훨씬 느리다.
고사리 산책은
‘보는 것’이 아니라
‘머무르며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깊은 경험이 되는지를 알려준다.
그 순간 제주는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되고,
꾸미지 않아도 오래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