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은
제주의 풍경을 남기는 동시에
나의 상태를 드러낸다.
같은 숲을 걸어도
어떤 날은 위로가 되고,
어떤 날은 질문이 된다.
고사리 옆에 앉아
몇 줄을 적다 보면
내가 무엇에 반응하는 사람인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글이 아니어도 괜찮다.
사진 한 장,
짧은 메모,
스케치 하나면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결과물이 아니라 태도다.
기록은 보여주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나를 천천히 들여다보게 하는 도구다.
여행이 끝난 뒤
그 기록을 다시 펼쳐보면
풍경보다 먼저
그날의 내가 떠오른다.
그것이
기록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