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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기록, 몰입

03. 수월봉의 '나이테'가 알려주는 화산의 기억은?

jeju06 | 2026년 02월 08일


[질문]
수월봉 절벽의 선명한 줄무늬들은 나무의 나이테처럼 긴 세월 동안 하나씩 쌓인 결과일까?
수월봉_나이테
[답변]
수월봉의 줄무늬는 나무의 나이테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나무의 한 줄이 1년의 시간을 의미한다면, 수월봉의 층리는 단 한 번의 거대한 분출 사건 속에서 요동쳤던 찰나의 순간들을 기록한 것이다.
폭발 당시 뜨거운 가스와 화산재가 뒤섞인 화쇄난류(Pyroclastic surge)⁷가 지면을 따라 수없이 반복적으로 휩쓸고 지나가며 겹겹이 층을 쌓았다. 수월봉 절벽의 단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화산재 층이 휘어지거나 끊긴 흔적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폭발 당시 격렬했던 가스와 수증기 흐름이 박제된 것이다.
지질학자들이 이곳을 '화산학의 교과서'라고 부르는 이유는 수만 년의 세월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니라, 화산이 폭발하던 그 짧고도 강렬했던 순간의 매커니즘을 전 세계에서 가장 정교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성산이라는 웅장한 '결과'를 본 뒤 수월봉이라는 역동적인 '과정'을 마주해야 비로소 제주의 탄생 신비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