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
한 소녀가
삶을 업고
심해로 향할 때
육지에
학교, 동무 다 묻고
돌담 밑으로 내려가
바다는
빛을 접어
심연을 펼쳤네
한 번의 숨으로
망사리 끌어올려
쌀 한 됫박 바꾸고
두 번의 숨으로
바닷물 들이켜
자식새끼 살렸네
가난이 세월을
우득우득 씹어먹어
시간을 삼킬 때
배 속 셋째 달고도
젖은 고무옷 껴입고
물속으로 들어가
세 번의 숨으로
하얀 포말 만들며
파도를 찢었네
통통배로 돌아와
탈의장 바닥에 앉아
기침으로 하루를 내뱉던
그 소녀가
그 여인이
그 할망이
바로 그 바다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