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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기록, 몰입

4. 고립

jeju02 | 2026년 02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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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이라 쓰고 해방이라 읽는다.


물리적으로는 동떨어진 땅이지만, 그 안에 머물며 점점 더 해방감을 얻는 사람들이 많다.
왜 그럴까.
고립은 외로움과 같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이곳에 살며 체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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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 머문다는 건 세상에서 떨어져 나오는 일이 아니라, 불필요한 연결에서 벗어나는 일에 가깝다.
육지에서는 언제나 어디로든 이어져 있어서 감각은 물론, 사방에서 들려오는 잡음과 방해 요소가 늘 먼저 다가온다.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나에겐 뾰족한 창을 아슬하게 비켜 서 있는 기분.
제주에서는 그렇지 않은 날이 훨씬 더 많아 결국엔 이 세상에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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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땅 위에 있으면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다.
고립이 주는 불편함과 당황스러움은 잠시일 뿐, 시간이 지날수록 자유로 변해간다.
자잘한 불편함은 오히려 단순한 삶을 살게 하고, 단순해진 삶은 생각도 가볍게 만들면서 감각을 또렷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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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론가 멀리 떠나지 않아도 괜찮고,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혹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 여백과도 같은 시공간 속에서 조금씩 드러나는 나를 보는 게 여전히 놀랍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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