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립이라 쓰고 해방이라 읽는다.
물리적으로는 동떨어진 땅이지만, 그 안에 머물며 점점 더 해방감을 얻는 사람들이 많다.
왜 그럴까.
고립은 외로움과 같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이곳에 살며 체감한다.

섬에 머문다는 건 세상에서 떨어져 나오는 일이 아니라, 불필요한 연결에서 벗어나는 일에 가깝다.
육지에서는 언제나 어디로든 이어져 있어서 감각은 물론, 사방에서 들려오는 잡음과 방해 요소가 늘 먼저 다가온다.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나에겐 뾰족한 창을 아슬하게 비켜 서 있는 기분.
제주에서는 그렇지 않은 날이 훨씬 더 많아 결국엔 이 세상에 살아남았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땅 위에 있으면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다.
고립이 주는 불편함과 당황스러움은 잠시일 뿐, 시간이 지날수록 자유로 변해간다.
자잘한 불편함은 오히려 단순한 삶을 살게 하고, 단순해진 삶은 생각도 가볍게 만들면서 감각을 또렷하게 만든다.

어디론가 멀리 떠나지 않아도 괜찮고,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혹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 여백과도 같은 시공간 속에서 조금씩 드러나는 나를 보는 게 여전히 놀랍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