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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기록, 몰입

귤 따기

jeju29 | 2026년 02월 08일

제목 없음-2


당근 알람이 울렸다. [금요일부터 3일 정도 귤 따실 분. 일당 10만 원] 너무 하고 싶어 곧장 톡을 보냈다. '안녕하세요, 제가 금요일 하루만 일할 수 있는데 혹시 가능할까요?' 곧바로 답이 왔다. '네, 금요일에 뵐게요.'


이렇게 쉽게 수락한다고? 아무것도 안 묻고? 내가 초보인지, 몇 컨테이너나 딸 수 있는지 물을까 봐 잔뜩 긴장했는데……. 얏호, 신난다!


드디어 약속한 날, 다시 톡을 보냈다. '내일 어디로 가면 될까요? 가위는 제공해 주시나요?' '네, 내일 세화리 ○○○번지로 7시 30분까지 오세요.'


다음 날 새벽 6시 40분, 세화리를 향해 출발했다. 약속 장소에 도착했지만 귤밭은 보이지 않고 허허벌판에 밭작물만 드문드문 보였다. 어느덧 7시 반, 전화벨이 울렸다.


"지금 어디세요? 다 오셨어요?" "네, 그런데 귤밭이 보이지 않아요. 구좌읍 세화리 맞죠?" "아니요, 여기는 표선면 세화리에요. 지금 다시 이쪽으로 오실 수 있겠어요?" "어머나! 늦었는데 가도 되나요?" "네, 오세요. 기다릴게요."


우여곡절 끝에 귤농장에 도착했다. 약속 시간은 이미 한 시간가량 지나 있었다. 곧바로 일을 시작했다. 하우스 안 귤나무에 신나게 가위질을 하고, 한 번의 간식 시간을 지나 점심을 먹으러 나설 채비를 했다.


그런데 다들 차량에 탑승하는 것이 아닌가. "어디로 가시나요?" "아, 농장주님이 근처 고깃집에서 점심을 사주세요. 밥값은 아끼지 않는 분이세요."


우리가 도착한 그 집은 소고기 맛집이었다. 와우!


점심을 먹고 다시 농장으로 돌아오는 길, 동네에 심어진 애기동백길이 우리를 유혹했다. 그 풍경을 직접 보기 위해 모두 잠시 차에서 내렸다. 빼곡한 녹색 잎들 사이로 바람에 나풀거리는 핑크빛 꽃무리들.


좋은 추억만 남은 오래된 사진 같다. 마치, 이 하루처럼.